“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라는 제목에 확 끌려서 일단 찾아보니, 오카다 다카시의 저서였다.
그는 이전 블로그에 소개했던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의 저자였다. 아마도 요즘 끌리는 “애착이론”에 애착이 가는 가보다(아재개그라고 하던가?;;).
이 책은(원제는 휴먼 알러지!) 인간 알레르기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과 애착 관계, 그것을 이겨나가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니, 독자들은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다. 너무나 생생해서 바로 내 사례인 것 같은?;;;
평소에 사이가 좋았던 상사나 배우자나 연인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 입안에 돌기가 난 것처럼 껄끄러워지더니 결국은 파탄에 이르는 사이가 된다고 치자.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걸까? 저자의 생각은 이렇다. 인간이 인간을 과도한 이물질로 인식하고 심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증상, 즉 인간 알레르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란다.
어떤 사람이 싫어지는 것은 그 사람이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저자의 임상 경험으로는 어떤 한 사람에게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사람은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즉 상대를 바꿔도 회사를 옮겨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정말로 개선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 품고 있는 인간 알레르기이다.
상처 받기 쉬운 성격, 공감 능력의 부족, 자신에 대한 집착, 극단적인 성향이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과도한 이물 반응인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사회 부적응, 인간관계의 갈등, 가정 불화, 육아 문제 등 고단한 삶의 배경 속에서 인간 알레르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 알레르기는 왜 생기는가. 사랑받고 싶은 본능이 원만히 충족되지 않을 때 파괴적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 충족되지 않으면 타인을 배려하고 소중히 여기는 공감 능력도, 자신을 돌아보고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도 비정상적으로 되는 것이다.
거부 반응은 꼭 나쁜 것일까? 나도 모르게 나답지 않은 것에 물들거나 나답지 않은 생활 방식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존중하며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사람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특정인에게 불신감과 위화감을 갖게 되었을 때 내 마음 속에서 무엇을 경고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벌어지게 되는 이유는 바로 부모와의 관계에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후천적인 개인의 노력이 있다면 성장 가능성은 늘 있는 법이다. 이 때 도움을 줄 만한 멘토같은 사람, 친구, 전문가를 찾는 능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요즘엔.. 상담하면서 느낀 것인데.. 타인을 존중하고 신뢰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에릭슨이 얘기한 것처럼 기본신뢰 / 불신의 초기 과제가 형성되지 못하면, 생존이 위협받는다. 생물학적인 생존도 그렇겠지만,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생존이 위협받는다. 그래서 겉으로는? 멀쩡하게 과제수행도 하고 심지어는 돈도 잘 벌고.. 하지만, 타인의 권리를 박탈하고 대중의 환심으로 정치하며 연명하는 것이 정말 살아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점점 우리의 가치가 물질화되어 가고?궁극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의미라고?말할수록 너무나도 허망하고 개탄스럽다. 서로를 적어도 어느 선까지는 존중하고 믿어줄 때, 삶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머리로 다 안다고 한다. 그것은 모르는 것이다. 실천이 함께 하고, 내면화되는 작업이 없다면 그건 단지 잠시 생각해본 것 뿐이다. 수많은 지식들이 범람해서 입은 빠르게 움직일 수는 있지만 마음은 움직이는 것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공이 든다. 그것을 시도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