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癡呆) : 癡 어리석을 치 呆 어리석을 매
언어(言語) 동작(動作)이 느리고 정신(精神) 작용(作用)이 완전(完全)하지 못함. 어리석음.

​치매의 뜻이 어리석음이었다니요! 그래서 기분이 묘했나봐요.

이 책의 저자 하세가와 가즈오 박사는(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그 유명한 “하세가와 치매척도”를 개발한 정신과의사입니다. 예를들면, “100에서 7을 빼 보세요.” 등등의 간단한 질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검사는 검사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도와 타당도가 매우 높은 검사입니다.

저자는 치매라는 용어가 아닌 “인지증”이라는 용어로 공식 개칭하는데 검토위원이었고 (말이 주는 힘이 있으니 용어를 제대로 개선하면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되니까 필요했을 듯 합니다), ‘인간중심의 케어’ 이념을 일본 의료계 전반에 보급한 분이기도 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월을 이기진 못하시고, 2017년 88세에 본인 자신이 평생 연구했던 치매 환자가 되었고, 강연 도중 커밍아웃했다고 하네요. 저자는 지금도 딸의 도움으로 가끔 다른 방향으로 얘기할 때도 있지만 강의도 하시고, 책도 읽으신다고 합니다.

저자는 치매관련 임상경험과 자신의 증상 경험을 근거로 생생한 체험담을 담아 한권의 책으로 내셨어요. 이 책은 치매(인지증)를 앓고 있는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그리고 앞으로 가능성이 농후한 50대 이후의 사람들은 꼭 한번 읽었으면 해요.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점은 치매에 걸려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제가 직접 경험한 확실한 사실입니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연속되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이어져 있는 같은 존재입니다.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또한 치매는 비정상적인 상태만 계속되는 게 아닙니다. 평소처럼 하루하루가 쭉 이어집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가 컨디션이 가장 좋습니다. 대개 그 상태가 오후 한 시쯤까지 지속되다가 오후 한 시가 지나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게 됩니다. 점점 피로해져서 뇌에 부하가 걸리는 것이지요…(중략)..
치매의 증상과 상태는 일률적이지도, 고착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항상 변동합니다. ..(중략)..그래서 치매라고 해도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고 저와 같은 사례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치매는 고착된 상태가 아닙니다. 그러니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이제 틀렸어. 끝이야’하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치매 당사자를 아무것도 분간하지 못하게 된 사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데 뭉뚱그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중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 그 자체가 사실은 신에게 받은 특별하고도 열정이 가득한 보물입니다. 그 사실을 항상 잊지 말고 평화로운 일상에 감사합시다.]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중에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죽을 때까지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어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현 싯점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진보할 것인가 그런 질문을 하게 해 준 책이네요.

#나는치매의사입니다 #치매환자에게도존중이필요합니다 #치매에걸린치매전문의의마지막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