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원청”은 중국 대표 소설가인 위화의 최신작입니다. 위화가 누구냐..(일단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 “인생”, “허삼관 매혈기”를 쓴 작가이지요. 혹시 못 보셨다면 이 작품들도 추천합니다.

감동과 감동은 바로 그렇게 만나고 우리는 순간적으로 뭉클해지면서 오래전에 눈물을 흘렸던 독자는 누구였을까 궁금해하지요. 하지만 아무리 찾고 싶어도 알 길이 없고 찾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원청>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왜 미소 짓는지 알고 싶고 누가 눈물 흘렸는지 궁금하지만 우리는 알 수 없고 찾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지요. 그럴 때 우리는 상상 속에서 찾고 추측하고 조각을 맞춥니다.

p6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17년전 시진으로 젖먹이 딸을 데리고 지독한 한파를 뚫고 온 린샹푸. “여기가 원청입니까?” 보는 사람마다 이렇게 물어보고 원청으로 가야 한다는 북쪽에서 온 사내 린샹푸. 그가 “원청”의 주인공입니다.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홀로 집을 지키던 어느날 운명의 여인 샤오메이가 오빠 아창과 함께 하룻밤 재워달라며 찾아오지요. 오빠는 샤오메이를 두고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납니다. 오빠를 기다리던 샤오메이는 린샹푸와 부부의 연을 맺었지요. 그러다가 홀연히 없어졌습니다. 린샹푸의 돈까지 가지고! 그러다 아이를 가진 채로 다시 린샹푸 곁으로 옵니다. 아이까지 낳았지만 샤오메이는 다시 사라집니다. 린샹푸는 샤오메이를 찾기 위해 그녀의 고향이라고 들었던 원청을 찾아 딸을 데리고 무작정 가게 됩니다. 그러나….원청이라는 곳은 마치 신기루처럼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지요. 그러다가 시진이라는 곳에 정착하고 거기에서 뿌리를 내립니다……….후반부 “또 하나의 이야기”가 반전을 안겨줍니다. 바로 샤오메이의 이야기지요. 서로 다른 관점으로 하나의 줄거리가 씨실과 날줄로 엮이게 됩니다.

이 책은 중국의 근대사를 관통하는 민초들의 이야기가 또 다른 한 축으로 등장합니다. 자기 땅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매우 생생한 묘사들이라 읽으면서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더라구요. 이런 고통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오랜만에 긴 담뱃대를 물고 조근조근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떠오른 그런 소설을 읽었습니다. 위화를 좋아하신 분이라면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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