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울병, 반사회적 인격장애, 우울증을 관리하며, 함께 헤쳐나가길 원해서 모임을 하고 SNS를 하고, 책을 출간한 저자의 열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상담을 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하거나 약물치료를 권유할 수 밖에 없는 내담자들을 만납니다. 그러면서 실상은 약물치료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없이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약물치료를 받고 사회적 낙인을 감내하면서 투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버텨나가려고 애쓰고 있지만, 연대할 곳이 없다는 깊은 고립감이 더 힘들거라 생각해요.

​이런 어림짐작을 이 책에서는 여러 사례를 통해 집중적으로 아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투병하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도, 가족 중에 투병하는 사람이 있거나, 직장동료, 친구, 심리상담자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정신과 의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서 하찮게, 혹은 혐오스럽게 대할 권리는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도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학습이 필요할 뿐입니다.

” 이 책에는 약 스무 챕터 남짓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초발한 초기 정신질환자부터 평생관리 질환으로 정신병을 안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하는 글들을 함께 실었다.
글을 읽는 이들이 염두에 둘 것은,
이 글을 작성한 저자인 나 또한 하루에 스무 알씩의 처방 약물을 복용하는 정신병자이며,
내가 중점을 두는 것은 ‘병의 관리’이고,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중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현명한 고양이가 있어요. 고양이와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병에 대한 지침과 생활 속에서 해결할 문제들을 체험적으로 조언하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외출조차 꺼리고 침대에만 있게 되며, 자신을 돌보지 않게 되고 씻고 청소하는 것조차 힘들게 됩니다. 이럴 때 청소앱에 연결해서 5만원으로 해결하라는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경험에서 나온 이런 소중한 정보들! 우울증 환자는 자기의 삶을 운영하는 주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에 규칙, 반복, 훈련 등의 적극적인 삶이 필요하다고도 얘기해줍니다. 정말 현명한 고양이더라구요.ㅎ

” 정신과를 처음 찾은 초심자라면 다음을 기억해야 한다.
– 이것은 약물치료를 위한 상담이다. 심리상담을 받고자 한다면 따로 심리상담을 신청하라. 너무 많은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 모든 의사가 이해심이 많고 온당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핵심(특정 가족에게 폭력을 당해온 것, 섹슈얼리티, 종교, 출신, 학력 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의사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라.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는 기분이 든다면 피하라
– 의사의 말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 의사의 언행에서 당신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수치를 주는 기색이 느껴진다면 그 병원에 다시 가지 않아도 괜찮다. ..중략..
– 할말을 메모하되, 리스트 형식으로 두괄식으로 작성한다.
– 상담의 많은 시간을 약에 관련하여 말한다. 잘 듣는 약, 보통, 안 듣는 약 하나하나 체크해 자신에게 맞는 약물군을 찾고 약물 지도를 함께 그려나간다..중략..”

–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중에서

정신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장면? 노노노. 현실은 다릅니다. 우리가 배아파서 내과에 갈 때하고 유사합니다. 증상에 대해서 얘기하고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고, 그 다음에 갔을 때 약의 작용과 부작용을 얘기하고 그에 따른 증상을 얘기하고. 생각보다 진료시간은 매우 짧고, 대기줄도 길지요. 정신과에 갈 때 매우 유용하겠다싶어 인용했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가 보여준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온갖 노력, 그리고 타인들에게도 함께 하길 원하는 연대의식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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